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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된 집 안에서
오래된 집 안. 활짝 트인 눈앞에
프라하 전체가 널찍한 동근 원을 그리고 있다.
멀리 아래쪽에는 황혼 녘이
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자국걸음으로 지나간다.
시내는 유리를 사이레 두고 보는 것처럼 뚜렷하지 않다.
다만 높다랗게, 투구를 쓴 거인처럼
성 니콜라스 성당의 녹청색 둥근 지붕만
선명히 우뚝 솟아 있다.
멀리 무더운 거리의 끊임없는 소음 속에
벌써 여기저기 등불이 깜박거리고 있다.
지금, 이 오래된 집 안에서
누군가 "아멘"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.
R.M.릴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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