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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년 만의 해후
사기그릇 같은데
백년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그릇을 하나 얻었다.
국을 담아 밥상에 올릴 수도 없어서
둘레에 가만 입술을 대보았다.
나는 둘레를 얻었고
그릇은 나를 얻었다.
-안도현의 시집<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> 에 실린 시 <그릇>중에서-
100년 전 어느 도공이
흙을 고루어 진득이 반죽하여 그릇을 구워냈습니다.
혼을 담아 물레를 돌려 형태를 빚고
참나무 장작불을 1,300도 까지 올려
몇 날 며칠 구웠다 식혀냈습니다.
그렇게 탄생한, 도공의 넋이 깃든 그릇이
시인의 입술과 100년 만에 해후,
숨결이 다시 살아났습니다.
오늘도 많이 웃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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