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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시콜콜 스케치/오늘의 좋은 글귀

[좋은 글귀 한줄] 23. 12. 04 한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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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년 만의 해후

 

 

사기그릇 같은데

 

백년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그릇을 하나 얻었다.

 

국을 담아 밥상에 올릴 수도 없어서

 

둘레에 가만 입술을 대보았다.

 

 

나는 둘레를 얻었고

 

그릇은 나를 얻었다.

 

 

-안도현의 시집<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> 에 실린 시 <그릇>중에서-

 

 


 

 

100년 전 어느 도공이

 

흙을 고루어 진득이 반죽하여 그릇을 구워냈습니다.

 

혼을 담아 물레를 돌려 형태를 빚고 

 

참나무 장작불을 1,300도 까지 올려

 

몇 날 며칠 구웠다 식혀냈습니다.

 

그렇게 탄생한, 도공의 넋이 깃든 그릇이

 

시인의 입술과 100년 만에 해후,

 

숨결이 다시 살아났습니다.

 

 

오늘도 많이 웃으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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